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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기술사 0.7%·기술사 평균 8.2%, 최난도 15종의 함의

기술사, 같은 국가기술자격이라도 다른 리그다

큐넷(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 통계(613개 종목 중 필기응시 유효 데이터, 2025년 기준)에 따르면 계열별 평균 필기 합격률은 기능장 44.7%, 기능사 39.9%, 기사 30.6%인 반면 기술사는 8.2%에 그친다. 세 계열이 30~45% 구간에 모여 있는 것과 달리 기술사만 홀로 한 자릿수대에 머무는 이 격차는 단순히 "기술사가 조금 더 어렵다" 수준이 아니라, 응시자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필기 단계에서 걸러진다는 뜻이다. 기술사는 국가기술자격 체계에서 가장 상위 등급으로, 실무 경력을 갖춘 응시자가 서술형·논술형 문제로 전문 지식을 검증받는 시험이라는 점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통계는 그 등급 차이가 합격률 곡선 위에서 얼마나 극단적으로 드러나는지를 숫자로 확인시켜준다. 기능사·기사·기능장이 대체로 준비 기간과 반복 학습으로 합격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험이라면, 기술사는 응시자 규모가 커도 합격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구조를 보인다는 점에서 준비 전략 자체를 다르게 세워야 하는 시험군이라고 볼 수 있다.

합격률 최하위 15종: 전기·건설·안전관리에 몰린 난제들

2025년 기준 응시 인원 100명 이상 종목 중 필기 합격률이 가장 낮은 15종을 추리면 아래와 같다. 소방기술사(0.7%), 발송배전기술사(1.2%), 건축전기설비기술사와 정보관리기술사(각 1.8%), 건축구조기술사(2.0%) 등 15종 가운데 12종이 기술사 계열이며, 기사·산업기사급은 필기 합격률 0.0%를 기록한 전기기기산업기사와 전자기사(3.3%), 전자산업기사(3.5%) 세 종목뿐이다.

순위종목명계열분야응시(명)합격률
1전기기기산업기사기사전기.전자1470.0%
2소방기술사기술사안전관리3,3810.7%
3발송배전기술사기술사전기.전자1,7721.2%
4건축전기설비기술사기술사전기.전자2,1751.8%
5정보관리기술사기술사정보통신2,2711.8%
6건축구조기술사기술사건설1,5432.0%
7도시계획기술사기술사건설6112.8%
8자연환경관리기술사기술사환경.에너지2543.1%
9건설안전기술사기술사안전관리3,7473.3%
10전자기사기사전기.전자1,4533.3%
11전자산업기사기사전기.전자6333.5%
12상하수도기술사기술사건설8873.6%
13전기응용기술사기술사전기.전자3053.9%
14지적기술사기술사건설1154.3%
15도로및공항기술사기술사건설3744.5%

이 15종을 분야별로 다시 묶어 보면 전기.전자 분야가 6종(전기기기산업기사, 발송배전기술사,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전자기사, 전자산업기사, 전기응용기술사), 건설 분야가 5종(건축구조기술사, 도시계획기술사, 상하수도기술사, 지적기술사, 도로및공항기술사)으로 두 분야만으로 15종 중 11종을 차지한다. 안전관리 분야도 소방기술사와 건설안전기술사 2종이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점은 건설 분야의 평균 필기 합격률이 31.1%로 전체 15개 분야 중 아홉 번째, 즉 중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즉 건설 분야는 종목 전체로 보면 가장 어려운 축에 들지 않지만, 그 안에서 기술사급 5종만 따로 떼어 보면 최난도 목록의 3분의 1을 채울 만큼 극단적으로 갈린다. 반면 전기.전자 분야는 평균 합격률 자체가 22.2%로 15개 분야 중 가장 낮아, 이 분야는 기술사뿐 아니라 기사·산업기사급에서도 구조적으로 합격률이 눌려 있는 분야라는 점이 명확하다.

합격률 0.0%의 함정 — 표본 크기가 다르면 숫자의 무게도 다르다

목록 1위인 전기기기산업기사의 0.0%는 숫자만 보면 소방기술사의 0.7%보다도 낮아 "가장 어려운 자격증"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 종목의 응시 인원은 147명으로, 3,381명이 응시한 소방기술사나 3,747명이 응시한 건설안전기술사에 비하면 표본 규모가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응시자가 수백 명 단위인 시험에서는 그해 출제 난이도, 응시자 구성, 심지어 채점 기준의 미세한 변화 하나로도 합격률이 0%까지 떨어지거나 반대로 크게 튈 수 있다. 반면 소방기술사·건설안전기술사처럼 응시 인원이 수천 명대에 이르는 종목의 낮은 합격률은 특정 해의 우연이라기보다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난이도에 가깝다고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 구조적 난이도는 응시 규모가 훨씬 큰 상위 종목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전기.전자 분야에서 응시자가 10만 명을 넘는 전기기사조차 필기 합격률이 18.7%(응시 102,657명)에 그치고, 5만 명이 넘게 응시하는 전기산업기사도 14.2%(응시 51,598명)에 머문다. 같은 대규모 응시 종목이라도 정보처리기사가 43.9%(응시 98,301명), 지게차운전기능사가 62.8%(응시 129,175명)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전기.전자 계열은 응시자 수와 무관하게 합격률이 낮게 형성되는 분야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다. 결국 0.0%라는 극단값 하나에 매몰되기보다, 응시 인원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의 낮은 합격률을 그 분야의 실제 난이도 신호로 읽는 쪽이 자격증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더 쓸모 있는 접근이다.

4년 연속 낮아지는 전체 합격률이 보여주는 흐름

개별 종목을 넘어 전체 필기시험 통계를 연도별로 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2021년 전체 필기 응시 222만 7,850명 중 83만 8,236명이 합격해 합격률 37.6%를 기록한 이후, 2022년 34.6%(응시 212만 1,795명, 합격 73만 3,632명), 2023년 34.3%(응시 241만 2,153명, 합격 82만 7,865명), 2024년 33.3%(응시 236만 9,501명, 합격 78만 8,304명)를 거쳐 2025년에는 32.3%(응시 245만 6,880명, 합격 79만 3,020명)까지 4년 연속 하락했다.

연도응시(명)합격(명)합격률
20212,227,850838,23637.6%
20222,121,795733,63234.6%
20232,412,153827,86534.3%
20242,369,501788,30433.3%
20252,456,880793,02032.3%

주목할 부분은 응시 인원이 2022년 저점(212만 명대)을 찍은 뒤 2024년의 소폭 감소를 제외하면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며 2025년에는 5년 중 가장 많은 245만 명을 넘겼는데도, 합격자 수는 2021년의 83만 명대를 한 번도 다시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응시자는 늘었지만 합격자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었으니 합격률이 산술적으로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국가기술자격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으로, 특정 종목 하나의 난이도 문제가 아니라 응시 풀 자체가 넓어지면서 계열 평균 합격률이 서서히 눌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기술사 계열의 8.2%라는 낮은 평균도 이 5년간의 전체 하락 추세와 같은 방향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위 등급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은 "예년보다 쉬워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보다는 경쟁이 구조적으로 더 치열해지는 국면이라는 전제 위에서 준비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안전하다.

합격률표를 자격증 선택과 준비 전략에 어떻게 쓸 것인가

같은 통계에서 합격률 상위 15종을 보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화훼장식산업기사(77.5%), 한복산업기사(75.0%), 기중기운전기능사(73.0%),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70.6%), 주조기능장(69.0%)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굴착기운전기능사(응시 41,095명, 67.3%)·로더운전기능사(응시 7,159명, 67.1%) 등 건설 분야 중장비 운전 기능사 종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 분야 평균으로 봐도 섬유.의복(58.3%)과 인쇄.목재.가구.공예(55.5%)가 가장 높고, 전기.전자(22.2%)와 안전관리(24.3%)가 가장 낮다. 같은 건설 분야 안에서도 기술사급은 최난도 목록에, 중장비 운전 기능사급은 최고 합격률 목록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다는 사실은, "건설 분야가 쉽다/어렵다"는 식의 분야 단위 판단이 얼마나 부정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격증을 고를 때는 분야 평균보다 계열(기능사·산업기사·기사·기술사)과 세부 종목 단위의 합격률을 함께 확인해야 실제 준비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 이 통계를 활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기술사를 목표로 한다면 평균 8.2%라는 숫자 자체를 준비 기간 설정의 기준선으로 삼아야 한다. 기사·기능사 수준의 학습량으로는 통과하기 어려운 계열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출발점이다. 둘째, 응시 인원이 적은 종목의 극단적인 합격률(이번 통계의 0.0% 같은 값)은 매년 크게 흔들릴 수 있으므로, 최근 한 해 수치만으로 "절대 불가능" 혹은 "생각보다 쉽다"고 단정하기보다 응시 규모가 큰 인접 종목의 흐름과 함께 참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전기.전자·안전관리처럼 계열 평균 자체가 낮은 분야에 진입한다면 산업기사·기사 단계에서부터 이미 합격률이 낮게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해 하위 등급부터 여유 있게 일정을 잡아야 한다. 합격률표는 결국 "어떤 시험이 위험한가"를 알려주는 지도이지, 도전을 막는 장벽이 아니다. 낮은 합격률 뒤에 있는 응시 규모와 5년간의 하락 추세까지 함께 읽어야 그 지도를 제대로 쓸 수 있다.

본 분석은 수집 시점 데이터 기준이며, 최신 상세 수치는 원 출처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